새로 뽑힌 교육감 16명, 초선들은 벌써 움직이고 있다

전국 16개 시도에 새로 취임한 교육감을 상징하는 지도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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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지역교육 · 교실 너머, 정책의 온도

새로 뽑힌 교육감 16명, 초선들은 벌써 움직이고 있다

지난 6월 3일, 전국 16개 시·도 교육감이 새로 뽑혔다. 진보 10곳, 보수 5곳, 중도 1곳. 숫자만 보면
건조한 결과표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사람마다 사연이 다르다. 누구는 국회의원을
5번 하고 마지막 승부처로 여기 왔고, 누구는 보궐로 겨우 1년 8개월 대행하다 이제야
제대로 된 4년을 받았고, 누구는 통합된 지역의 첫 교육감이라 참고할 전임자조차 없다.
취임한 지 두 달, 초선들이 벌써 어떻게 움직이는지 짚어봤다.

16명은 이렇게 구성됐다

성향16명
  • 진보 10
  • 보수 5
  • 중도 1
선수16명
  • 초선 9
  • 재선 이상 7

전남·광주 통합으로 시·도 교육감은 17명에서 16명이 됐다. 김대중(전남·광주)은 현직 전남교육감 출신이라 재선 이상으로 묶었다.

안민석(경기) — 취임하자마자 조직부터 뜯어고친다

5선 국회의원 출신, 국회 교육위 최장수 위원이었던 안민석 교육감은 임태희 현직
교육감을 꺾고 당선됐다. 인수위원장에 김상곤 전 교육부장관을 앉히면서 시작부터
무게를 실었다. 그리고 취임 두 달 만에 나온 게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다. 9월 정기
인사를 앞두고 벽깨기협력과, RAS교육과, 진로·직업교육과 신설, 민주시민교육과
신설을 검토 중이고, 특수교육·지역교육·교육복지 담당 부서도 확대 개편될 예정이다.
여기에 앞서 다룬 교권보호단까지, 취임 초반부터 손을 대는 조직이 한둘이 아니다.

나는 이걸 이렇게 본다. 국회에서는 5선을 하고도 결국 ‘한 표’였다. 이제는 조직을
직접 설계하고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 자리에 스스로 들어간 거고, 그러니 취임 초반부터
이렇게 속도를 내는 거다. 문제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조직을 이렇게 자주,
크게 흔들면 현장은 적응할 시간도 없이 다음 개편을 맞이하게 된다. 성과는 하반기,
아니 내년은 돼야 보일 텐데, 그 전까지는 ‘왜 이렇게 자주 바뀌냐’는 피로감부터
관리해야 할 거다.

신설 검토

새로 만드는 부서

벽깨기협력과 · RAS교육과 · 진로·직업교육과 · 민주시민교육과. 여기에 앞서 만든 교권보호단까지 더해진다.

확대 개편

키우는 부서

특수교육 담당 · 지역교육 담당 · 교육복지 담당. 9월 정기인사에 맞춰 함께 개편될 예정이다.

정근식(서울) — 이번엔 진짜 자기 임기다

정근식 교육감은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조희연 전 교육감이 해직 교사 부당
채용 혐의로 유죄가 확정되면서 교육감직을 잃었고, 2024년 10월 보궐선거로 정근식이
당선됐다. 그런데 그 임기는 딱 1년 8개월짜리였다. 뭘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다음 선거를 준비해야 했던 셈이다. 이번엔 다르다. 6월 선거에서 정식으로 재선에
성공하면서, 이제 온전한 4년 임기를 받았다.

1년 8개월 2024.10 보궐 4년 정식 임기 2026.7 정식 당선 보궐 1년 8개월 → 정식 4년

정근식 교육감의 임기 구조

보궐로 짧게 대행하다 다음 선거에서 정식으로 당선되는 경우, 그 다음이 진짜 승부처인
경우가 많다. 짧은 임기 동안은 새 정책을 벌이기보다 관리에 가까웠을 테니, 이제
무상교육 예산 복원, 역사교육위원회 설치, 서울교육 양극화 지수 개발처럼 공약해둔
것들을 실제로 밀어붙일 시간과 명분이 생긴 거다. 나는 이제부터가 정근식 교육감의
진짜 시작이라고 본다.

보궐 출신이 결국 더 오래 가는 경우도 있다

여기서 흥미로운 구조 하나. 교육감은 3선(12년)까지만 가능한데, 법 해석상
중간에 낙선했다가 보궐로 돌아오면 그 시점부터 3선이 새로 카운트된다.

부산의 김석준 교육감이 딱 이 경우다. 2014년, 2018년 당선돼 2선을 채웠는데
2022년 선거에서 낙선했다. 그런데 2025년 재보궐선거에서 다시 당선됐고, 이건
‘연임’이 아니라는 법령 해석 덕에 이번 6월 선거에도 다시 출마해서 당선됐다.
결과적으로 2014년부터 지금까지 거의 끊이지 않고 부산 교육감을 지내면서도,
법적으로는 3선 제한에 걸리지 않는 상태다. 이런 식으로 중간에 한 번 떨어졌다가
보궐로 돌아오면, 정근식 교육감도 이론적으로는 앞으로 훨씬 오래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구조가 생긴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가능성의 얘기고, 본인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김대중(전남·광주) — 통합 후 첫 교육감, 참고할 전임자가 없다

7월 1일,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가 합쳐진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출범했다. 그 첫
통합교육감을 뽑는 선거였다. 현직 광주교육감 이정선은 카지노 의혹 등 사법리스크
논란 속에 19%에 그치며 3위로 밀렸고, 2위 장관호(29%)를 제치고 현직 전남교육감
김대중이 42.67%로 당선됐다. 전교조 해직 교사 출신에 목포시의원, 시의회 의장을
거친 이력이다. ‘김대중’이라는 이름 자체가 득표에 도움이 됐을 거라는 분석도
나올 정도로, 인지도와 조직력이 앞선 선거였다.

전남·광주 통합 첫 교육감 3파전

김대중42.67%
장관호29%
이정선19%

현직 광주교육감 이정선이 3위로 밀렸다. 막대 길이는 득표율 그대로다.

참고할 전임 통합교육감이 없다는 게 이 자리의 특수성이다. 김대중 교육감은 당선
직후 “물리적 통합을 넘어선 업그레이드”를 약속했고, 동부청사 신설과 학군 재편,
교원 이동 문제를 “혼란 없이 현행 체제를 유지하며 의견을 충분히 청취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나는 이 신중한 톤이 맞는 선택이라고 본다. 통합 첫해부터 무리하게 밀어붙이면
광주와 전남 양쪽에서 동시에 반발을 살 수 있다. 다만 언제까지나 신중하기만 해서는
‘새로운 교육특별시’라는 구호가 공허해진다. 지금은 새로운 시대를 여는 시점이니만큼,
본인이 밝힌 ‘학생교육수당’ 확대 같은 구체적 정책으로 통합의 실익을 빨리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나머지 교육감들

2026년 지방선거로 선출된 전국 16개 시·도 교육감의 지역·이름·선수를 4x4 격자로 정리한 도표
16개 시·도 교육감 한눈에 보기 — 머스터드는 초선, 회색은 재선 이상
초선

강원 · 강삼영

현직 신경호 교육감을 꺾고 당선. 강원 교육감 성향이 보수에서 진보로 완전히
바뀌는 지점이라 초반 정책 기조 전환 폭이 클 전망.

초선

충남 · 이병도

3선을 꽉 채운 김지철 전 교육감의 뒤를 잇는 첫 후임. 12년 만의 교체라 전임자의
‘혁신학교’ 유산을 어디까지 이어가고 어디를 바꿀지가 관전 포인트.

초선

전북 ·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 출신. 현장 행정 경험보다 교육학 전문성을 앞세운 케이스라,
정책 설계는 탄탄해도 조직 장악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초선

제주 · 고의숙

제주 최초 민선 여성 교육감. 현직 김광수 교육감을 눌렀다. ‘최초’ 타이틀 자체가
상징성이 커서, 초반 행보 하나하나가 평가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초선

대전 · 오석진

3선을 채운 설동호 전 교육감 후임을 초접전 끝에 차지. 대전교육청은 청렴도
평가 최하위권 이력이 있어, 조직 쇄신에 대한 기대와 압박이 동시에 크다.

초선

울산 · 조용식

노옥희·천창수 전 교육감 비서실장 출신, 전교조 울산지부장도 지냈다. 1수업
2교사제 확대, 교사 병가를 지원하는 ‘긴급수업119지원단’ 등 현장 밀착형 공약이
많아, 새 정책보다 ‘있던 걸 촘촘하게’ 채우는 쪽에 가까울 전망.

초선

세종 · 강미애

세종교총 회장 출신, 초등학교 교장 이력. 유일한 중도 성향 당선인으로, 진보
우세 지역에 둘러싸인 세종에서 기초학력·영어교육 강화를 앞세워 승부를 봤다.

재선/현직

부산 · 김석준

2014·2018년 당선 후 2022년 낙선, 2025년 재보궐로 복귀해 이번까지 당선되며
전국 최초 4선 교육감이 됐다. 해직 교사 특별채용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라 리스크를
안고 임기를 시작한다.

재선/현직

대구 · 강은희

대구 최초 3선 교육감. ‘한국형 바칼로레아’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어, 안정적 기반
위에서 평가 제도 자체를 바꾸는 실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재선/현직

인천 · 도성훈

현직 교육감 3선 성공. 이미 다져놓은 정책 기조가 있는 만큼, 새 판을 짜기보다
완성도를 높이는 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재선/현직

충북 · 윤건영

청주교대 총장 출신, 48.21%로 재선 성공. 진보 3선 도전자를 꺾은 지역이라,
정책 기조를 되돌리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재선/현직

경북 · 임종식

현직 교육감 재선 성공. 보수 우세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지킨 만큼, 큰 폭의
노선 변화보다는 기존 정책의 연속성이 이어질 전망.

초선

경남 · 권순기

출구조사에서 뒤지다 개표 막판 역전, 16개 시도 중 가장 늦게 당선이 확정됐다.
“진보와 보수, 세대와 지역을 넘는 통합의 교육감”을 자처한 만큼, 접전 지역 특유의
균형 잡기 행보가 예상된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번 초선 교육감들의 패턴은 비슷하다. 취임하자마자 조직개편이든
정책 발표든 뭔가를 빠르게 보여주려 한다. 안민석 교육감의 대대적 조직개편이
가장 눈에 띄지만, 정근식·김대중·강삼영·고의숙 모두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첫
몇 달 안에 방향을 확실히 잡으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반면 강은희·도성훈·임종식처럼
이미 자리를 지킨 재선·3선 교육감들은 새 판을 짜기보다 기존 정책의 완성도를
높이는 쪽에 가깝고, 경남 권순기처럼 막판 역전으로 겨우 올라온 경우는 처음부터
통합과 균형을 앞세우는 신중한 톤을 택했다.

나는 이 속도 자체를 나쁘게 보지 않는다. 다만 초선의 조급함이 결과로
증명되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것도 같이 기억해야 한다.
조직을 흔들고
부서 이름을 바꾸는 건 몇 주면 되지만, 그게 실제로 학교 현장의 변화로 이어지는
데는 최소 1년, 보통은 임기 절반은 지나야 보인다. 특히 안민석 교육감처럼 손대는
조직이 많을수록, 다음 학기쯤엔 ‘뭐가 바뀌었는지 체감이 안 된다’는 얘기가 반드시
나올 거다.

그래도 나는 이번 초선들, 특히 정근식 교육감처럼 짧은 대행 임기 끝에 이제야
제대로 된 시간을 받은 경우와, 김대중 교육감처럼 참고할 전례조차 없는 경우에는
조금 더 지켜봐 주고 싶다. 몇 달 안에 다 보여달라고 몰아붙이기보다는, 이번
지방선거 임기 중반쯤 한 번 더 이 16명을 되짚어보려 한다.

뉴스에 나온 사실관계에 내 판단을 얹어서 쓴다. 다음 글에서도 이 방식 그대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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